사회
10년 넘은 기술 베껴도 되나…대법 "성과물 보호기간 제한 못해"
- 하청업체 기술 무단 사용해 변압기 납품
- 2심 '10년 보호기간 경과' 일부 무죄…대법 "보호가치 여전" 파기환송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타인의 기술 성과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10년이 지났더라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사는 2010년 B사와 계약을 맺고 철도차량용 변압기와 관련 도면을 제공했다. 도면에는 비밀 정보이며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B사는 2013년부터 A사의 변압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제작해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에 A사는 B사의 납품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B사의 행위가 부정경쟁행위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2심은 A사 기술의 보호기간을 최초 납품 시점인 2011년 초부터 10년으로 봤다.
2심 재판부는 이 기준에 따라 보호기간이 지난 2021년 5월 이후의 계약에 따른 B사의 납품 행위(제4 납품행위)는 부정경쟁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선 납품 행위들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액 8억681만1264원을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 대상인 '성과 등'에 대해 일률적으로 보호기간을 제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B사가 10년이 지난 시점에도 A사로부터 제공받은 변압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해 납품했고, 해당 기술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며 보호가치 있는 성과물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봤다.
대법원은 "제4 납품행위가 보호기간이 지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B사의 상고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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