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제, 귀 막았지만…단파 라디오로 '독립' 소식 전했다
- 보훈부, 11월의 독립운동가 문석준·성기석·홍익범 선정
- 일제 언론통제 속 국제정세·임시정부 소식 국내 전파
일제강점기 말 금지된 해외 단파방송을 청취해 독립 소식을 알린 문석준·성기석·홍익범 선생이 2026년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국가보훈부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소식과 국제정세를 국내에 전파한 문석준(2017년 애국장), 성기석(1990년 애족장), 홍익범(1990년 애족장) 선생을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1940년 8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폐간되는 등 일제의 언론 통제가 강화되면서 국내에서는 해외 독립운동 동향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일제는 패전 가능성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 단파방송 청취를 통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충칭의 대한민국임시정부 한국어 방송과 미국에서 제작한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가 비밀리에 국내로 전파됐다. 그러나 1942년 12월 단파방송 청취 사실이 발각돼 대대적인 검거와 탄압이 이어졌다.
역사학자 문석준(1894~1944) 선생은 '미국의 소리' 방송을 통해 접한 해외 동향을 국내 민족운동가들에게 전달했다. 1943년 체포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고 병보석으로 석방됐으나, 고문 후유증으로 다음날 순국했다.
조선방송국 기술직으로 근무했던 성기석(1920~1990) 선생은 직접 단파수신기를 제작했다. 그는 충칭에서 송출된 임시정부 방송을 청취해 국내 지인들에게 알렸고, 수신기 2대를 추가 제작해 정보 확산에 기여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홍익범(1897~1944) 선생은 '미국의 소리'와 충칭 방송 내용을 국내 민족주의·사회주의 계열 인사들에게 전달했다. 1943년 체포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던 중 순국했다.
단파방송 수신사건은 일제의 언론 통제 속에서 국내외 독립운동을 연결하고 광복에 대한 기대를 확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조선어학회 사건과 함께 전시체제기 대표적인 항일 사건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문석준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성기석·홍익범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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