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슬픔·분노 조절, 뇌 특정 부위와 무관"…2175명 분석 결과
- 전전두피질 활성화 강도와 감정 조절 능력 비례 안 해
- 국제 연구팀, 2175명 뇌 영상 데이터 분석 결과
사람의 감정 조절 능력이 뇌의 특정 부위인 전전두피질의 활성화 정도와는 관련이 없다는 대규모 국제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독일 정신건강중앙연구소(CIMH)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175명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데이터 40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그동안 뇌 영상 연구에서는 불쾌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재해석해 감정을 조절하는 '인지적 재평가' 과정에서 전전두피질이 특히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전두피질의 활성화 정도가 개인의 감정 조절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전전두피질 영역의 활동 수준이 개별 참가자가 얼마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마우리치오 시코렐로 CIMH 박사는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정신적 '근육'을 단련하는 것 이상"이라며 "오히려 개인의 삶의 경험에 따라 어떤 해석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지가 더 결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카르멘 모라베츠 인스브루크대 교수는 "전전두피질이 감정 조절에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사람마다 같은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다른 신경 경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간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감정 조절 능력을 측정하는 세 가지 지표인 설문지를 통한 자기 보고, 뇌 스캐너 안에서 재평가 중 감정 변화 보고, 감정 자극을 처리하는 편도체 활동 감소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세 지표는 서로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뇌 활동을 개인 간에 비교하는 것의 근본적인 방법론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혈류, 측정 잡음, 스캐너 내 머리 움직임 등 개인차로 인해 뇌가 특정 과제에 반응하는 강도가 사람마다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모라베츠 교수는 "임상 연구에서 전전두피질 활동 감소가 종종 감정 조절 능력 손상의 징후로 간주되는데, 이는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며 "개인 간 전반적인 차이를 고려하는 더 현실적인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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