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태아 뇌 신경세포 절반이 '비정상'…출생 직후 대부분 사라져
- 뇌 발달 과정의 '품질 관리' 메커니즘 규명
- 자폐증 등 신경질환 연구에 새 단서 제공
태아의 뇌에서 비정상 신경세포가 흔하게 발견되지만, 출생 직후 대부분 자연적으로 제거되는 뇌의 '품질 관리'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과 보스턴 아동병원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태아의 뇌는 과도한 수의 신경세포를 생성하며, 이 중 상당수는 출생 전후로 제거된다.
연구팀은 발달 중인 뇌의 신경세포 중 13~46%가 DNA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복제되거나 삭제되는 '유전자 복제수 변이'(CNV)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러한 변이는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자폐증, 조현병, 뇌전증, 지적 장애 등 신경정신과적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결함이 있는 신경세포의 대다수는 출생 즈음에 선택적으로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후에는 비정상 신경세포의 비율이 평균 6.2%로 급격히 감소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이가 신경세포 간의 연결, 즉 시냅스 형성 능력을 방해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거 과정이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냅스 형성에 실패한 신경세포는 생존 경쟁에서 도태되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것이다.
공동 수석 저자인 크리스토퍼 월시 하버드 의대 교수는 "생존을 위한 투쟁, 즉 다윈주의적 경쟁이 뇌의 품질 관리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동 수석 저자인 박병호 하버드 의대 생명의료정보학과 교수는 "발달 초기 뇌에서 비정상 신경세포가 이렇게 흔하다는 사실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 발달 과정의 중요한 단계를 밝혀냈으며, 자폐증과 같이 신경 발달이 잘못되는 질환을 더 잘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자폐증 환자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에서 이 제거 과정이 어떻게 다른지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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