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AI 봇에 점령당한 영국 여론조사…응답 4분의 3이 '가짜'

  • 2023년 금연 정책 의견수렴 응답 76%가 봇 생성
  • 가짜 응답 제외하자 규제 찬성 77%로 결과 뒤집혀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영국의 금연 정책 관련 대국민 의견수렴에 제출된 응답 4개 중 3개가 인공지능(AI) 봇에 의해 생성된 가짜 응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토바코 컨트롤'(Tobacco Control)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영국 정부가 '금연 세대' 조성을 위해 진행한 대국민 의견수렴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총 11만8756건의 응답이 제출됐으며, 영국 보건사회복지부는 봇 탐지 기술을 통해 이 중 76%에 달하는 9만835건을 허위 응답으로 식별했다.

봇이 생성한 모든 응답은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규제에 반대하는 내용에 집중됐다. 이들은 모두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견수렴에 대해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허위 응답을 제외하자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유효한 응답자의 77%는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규제에 찬성했다.

연구팀은 "이번 사례는 공중 보건 정책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수렴 과정에서 대규모 자동화된 개입이 문서화된 첫 사례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봇 응답의 규모와 방향 일관성은 조직적인 캠페인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과거 담배 회사들이 대량 모집 캠페인 등을 통해 공공 협의에 영향을 미치려 했던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정책과 관련된 영국의 '담배 및 전자담배 법안'은 2026년 4월 29일 왕실의 재가를 받았다. 이 법안은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일회용 전자담배의 공급 및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보건사회복지부가 사용한 봇 탐지 방법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고, 정보공개법에 따라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는 점 등 연구의 한계를 인정했다. 또한 이러한 결과가 다른 정책 분야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며, 캠페인의 배후나 상업적 후원 여부를 특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목록으로

이런 기사도 있어요

어떤 기사가 필요하신가요?

우리 뉴스룸에 맞는 구독·활용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