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법 "입 안 헹군 음주측정, 유죄 증거로 못 써"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입헹굼물 제공'은 법규명령
- 잠든 운전자 상대 절차 생략…원심 파기 환송
대법원이 음주측정 전 운전자에게 입을 헹굴 물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해당 측정 결과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12월 9일 오후 8시 50분경 세종시 한 도로에서 약 3km 구간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9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경찰은 당시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우고 운전자가 자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 안에서 잠든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후 지구대로 연행된 A씨는 입을 헹구지 않은 상태에서 호흡 측정에 응했으며,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로 측정됐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입을 헹굴 물이 제공되지 않은 데에는 잠이 든 피고인의 귀책사유가 있다며 음주측정 결과를 증거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입헹굼물 제공 절차'가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절차는 구강 내 잔류 알코올로 인해 측정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을 방지해 측정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피고인이 잠들어 있다는 이유로 입헹굼물을 실제로 제공하지 않고 음주측정을 해 절차를 위반했다"며 "이를 통해 취득한 측정 결과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운전자가 잠들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호흡조사 음주측정에 앞서 이루어져야 할 절차의 이행이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해당 측정 결과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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