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력직만 찾아요"…AI 시대, 신입은 갈 곳이 없다
- 한은 "IT·AI가 신입 대신 경력직 선호 부추겨"
- '하향 취업' 늘며 임시·일용직 비중만 증가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임시·일용직으로 내몰리는 '고용의 질' 악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황수빈 과장 등은 26일 'BOK 이슈노트: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청년 고용 부진은 높은 실업률로 나타났던 과거(2014~2019년)와 달리, 임시·일용직 비중이 늘어나는 등 질적 지표 악화가 뚜렷하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청년층의 '하향 취업' 경향 강화를 지목했다. 고용이 안정적인 1차 노동시장의 신규 채용이 정체되자, 청년들이 구직을 기다리기보다 눈높이를 낮춰 2차 노동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1차 노동시장의 수요 정체 배경에는 산업구조 재편이 자리 잡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상용직 고용 창출력이 낮은 IT 제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경제 성장이 양질의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이러한 흐름을 가속하고 있다. AI가 초급·기초 업무를 대체하면서 기업들이 신입사원보다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게 됐고, 이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막는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2차 노동시장에 진입한 청년들이 1차 시장으로 이동할 경로가 축소되는 '고착 효과'가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시장 이동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향후 경기가 회복돼도 청년 고용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단순한 일자리 정책을 넘어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산업정책 측면에서 IT 제조업의 성과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도록 하고, 노동시장 구조 측면에서는 경직된 고용·임금 제도를 유연하게 개선해 기업의 신규 채용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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