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년 70조원 성과급 터진다…'반도체 온기' 지갑 열까

  • 성과급·이전지출·환율 하락 '삼각편대' 소비 견인
  • 가계부채·부동산 부진 등 회복 속도 제약 요인 여전
한국은행 전경. /랑펀미디어
한국은행 전경. /랑펀미디어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내년부터 민간소비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소비 회복세가 일부 품목과 계층에 국한됐으나, 내년에는 소득·재정·환율 경로를 통해 가계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소비 회복의 주요 동력으로 꼽힌다. 2027년 지급될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업종의 성과급 규모는 약 60~70조원으로, 올해 10조9000억원의 약 6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 중 지급할 성과급만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성과급 지급이 2027년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0.1~0.15%p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배당 확대로 가계에 약 11조원의 소득이 추가 귀속돼 민간소비 증가율을 0.05%p가량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도 소비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수입 증가로 재정 여력이 확대되면서, 2027년 예산안에는 가계에 직접 지원되는 이전지출이 20조원 내외 증액됐다. 이는 2027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0.2~0.25%p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이전지출 증가가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 집중돼 소비 진작 효과가 클 것으로 봤다.

최근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 하락도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올해 상반기 1480원대를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9월 1350원대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약 0.35% 개선되며, 특히 저소득층의 부담 완화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민간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부문별 격차가 크다.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지만, 서비스(3.5%)나 준내구재(7.0%)와 달리 내구재(2.0%) 소비는 부진했다. 특히 업종·계층별 소득 격차가 확대되면서 소비 회복의 범위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보고서는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도 지적했다.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주택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관련 내구재 수요 위축, 증시 조정에 따른 역자산효과 등이 향후 소비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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