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0년 만의 자본부족” 경고…반도체주 급락 속 '기회' 분석
- AI 투자 자금조달 우려에 주가 하락
- 중장기 수요 견조…조정은 투자 매력 높여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로 반도체 주가가 급락했지만, 견조한 중장기 수요를 고려하면 이번 조정이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교보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반도체 주가 하락은 AI 자금조달 우려와 성장 기대 조정, 헤지펀드의 포지션 축소가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 불안을 반도체 성장의 종료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 10월 12~16일 반도체 ETF인 SOXX는 11.8% 급락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를 추종하는 DIA가 0.6%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엔비디아(-6.6%), 브로드컴(-9.1%), 마이크론(-14.6%), 램리서치(-17.2%)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증시도 타격을 받았다. 코스피는 주간 14.5% 하락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7.7%, 24.3% 떨어졌다.
이러한 하락세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제기한 '자본 부족' 경고와 맞물려 있다. 핑크 회장은 정부 재정적자와 민간의 AI·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자금을 요구하면서 50년 경력 중 처음으로 진정한 자본 부족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호주 AI 데이터센터 업체 퍼머스가 약 5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사례를 들며, AI 관련 기업이라도 자금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를 위해 약 400억달러의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등 대규모 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매출 성장 속도 둔화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의 9월 연환산 매출은 약 500억달러로 기존에 알려진 700억달러와 차이가 있었다. 앤트로픽의 3분기 매출은 168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약 45% 증가했지만, 이전 성장세보다는 낮아졌다.
골드만삭스 집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AI 주식은 롱숏 헤지펀드에서 6거래일 연속 순매도됐다. 교보증권은 이번 조정이 AI 투자의 자금조달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에 수급 부담이 겹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들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다. TSMC는 3분기 매출 46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4분기 매출 전망으로 523억~543억달러를 제시했다. ASML과 마이크론 역시 2027~2028년까지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보고서에서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시장의 관심이 다시 기업 실적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찰스슈왑 분석을 인용해 1974년 이후 13차례의 중간선거 직후 6개월간 S&P500 지수는 평균 12.4%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2027~2028년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다면 중장기 투자 매력은 높아질 수 있다"며 "자금조달 위험은 점검하되, 그 우려에 가려진 반도체의 실적 기반까지 과도하게 낮춰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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