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AI 규제 대신 '진흥' 택한 일본…개인·기업 시험사용 늘었지만
- 저조한 도입률·고령화 극복 위한 '고육지책'
- 대·중소기업 도입 격차, 조직 내 통합은 '과제'
일본 정부가 인공지능(AI)에 대해 규제 대신 진흥책을 편 결과, 개인과 기업의 시험적 사용은 늘었으나 실제 조직 내 도입과 통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도쿄대학교와 칭화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리스크 사이언시스'(Risk Sciences)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25년 5월 일본 국회가 통과시킨 'AI 관련 기술 연구개발 및 활용 촉진법'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유럽연합(EU), 중국, 미국 등 주요국과 달리 AI에 대한 규제나 감독이 아닌 '진흥'을 법의 핵심 개념으로 삼았다.
도쿄대학교 카블리 물리수학연구소의 히로미 M. 요코야마 연구원은 "일본의 시급한 과제는 AI 사용의 위험이 아니라, AI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일본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AI 도입이 뒤처져 있고 대중의 신뢰도도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령화와 산업 IT 시스템 노후화가 맞물려 농업, 간호, 건설 등 전반에 걸쳐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AI가 이를 보완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흥책이 효과를 거둔 부분도 있었다. 법 시행 이후 생성형 AI의 개인 사용이 급증했고, 기업 내 시험 사용도 국제적 수준에 근접했다. 연구팀은 이를 법적 강제 없이 비구속적 권고로 민간의 행동을 유도하는 '행정지도' 전통과, 규정 준수와 평판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실제 AI 도입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칭화대학교 마르크스주의학부의 슈오 왕 연구원은 "진흥책은 시도 비용을 낮출 뿐, 시스템 교체와 프로세스 재설계에 필요한 자본, 기술 인력, 경영 권한을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일본 정부 역시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26년 7월 채택한 제2차 AI 기본 계획에서 목표를 조직의 의사결정 및 업무 방식 변화로 전환했다.
요코야마 연구원은 "도입률이 낮은 곳에서는 거버넌스 문제가 혁신과 위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과는 다른 구조를 가진다"며 "일본의 사례는 이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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