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호주 '내 집 마련 꿈' 포기 속출…절반이 "희망 없다"
- 집값 하락에도 비관론 팽배…'평생 임차인' 체념 확산
- 결혼·출산까지 미루는 청년들…사회 구조적 변화 초래
호주에서 집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며 심각한 주택 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호주 컨설팅 기업 그로스 디스틸러리(Growth Distillery)와 SEC 뉴게이트가 호주인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 비소유자 중 절반 이상이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을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주택 비소유자의 53%는 첫 주택 구매를 원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특히 첫 주택 구매 희망자의 51%는 사실상 평생 집을 소유할 희망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나온 비관적인 결과다. 호주인의 55%는 향후 12개월 동안 주택 구매 여건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59%는 임대료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커먼웰스은행(CBA)은 호주 주택 가격이 고점 대비 약 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동시에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임차인의 68%는 평생 임차인으로 살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응답자의 63%는 임대료를 '버리는 돈'으로 인식했으며, 같은 비율의 응답자가 '임차인은 진정으로 정착감을 느낄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
주택 위기는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주택 구매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비소유자의 86%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으며, 구체적으로 '좌절감'(55%), '답답함'(48%), '불안감'(37%)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주택 문제는 호주 사회 전반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응답자의 55%는 주택 문제로 부모 집에서 독립하는 것을 미뤘다고 답했다. 또한 경력 변경이나 도전을 재고(33%)하거나 결혼 및 출산을 연기(31%)하는 등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미루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정부에 대한 불신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주택 문제 해결 책임이 연방정부(77%)와 주정부(66%)에 있다고 보면서도, 정부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신뢰도는 33%에 그쳤다.
이런 기사도 있어요
어떤 기사가 필요하신가요?
우리 뉴스룸에 맞는 구독·활용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