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국판 캥거루족, 부모에 월세 51만원…알고보니 '저축'
- 치솟는 집값에 부모와 동거하는 성인 자녀 늘어
- 받은 월세는 자녀의 주택 계약금 마련에 보태
영국에서 치솟는 집값 때문에 성인 자녀에게 월세를 받는 부모들이 늘고 있으며, 이 돈을 자녀의 주택 마련을 위한 저축 수단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났다.
영국 주택금융조합 네이션와이드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자녀와 함께 사는 부모들은 평균 300파운드(약 51만원)의 월세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의 경우 월세는 415파운드(약 70만원)까지 치솟았다.
영국 통계청(ONS) 자료에 따르면 20~34세 남성 3명 중 1명, 여성 5명 중 1명이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으로,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네이션와이드 조사에서 성인 자녀의 약 3분의 1은 주택 구매를 위한 저축을 목적으로 부모 집에 거주한다고 답했다.
부모들의 절반 이상(54%)은 자녀에게 받은 월세의 일부 또는 전부를 주택 계약금 마련에 보태주기 위해 돌려준다고 밝혔다. 카를로 필레기 네이션와이드 주택담보대출 상품 책임자는 "많은 부모가 월세를 자녀의 계약금 마련을 돕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가족의 집이 주택 소유를 향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새빌스의 루시안 쿡 주택 연구 책임자는 이러한 현상이 "자녀에게 경제적 책임을 가르치려는 부모들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무임승차'를 제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부모의 절반은 성인 자녀와의 금전 문제로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런던에서는 그 비율이 70%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약 절반은 지난 1년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자녀의 월세를 면제해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부모의 82%는 높은 주거 비용으로 인해 자녀가 더 오래 집에 머물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쿡 책임자는 이른바 '부메랑 자녀'의 증가가 부모 세대가 자녀가 성장한 후에도 집 크기를 줄이는 것을 꺼리게 만들어 전체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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