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11세 비만 아동에 '이 약' 처방 310배 폭증…안전성 '빨간불'
- 2019~2026년 GLP-1 작용제 처방 분석…대부분 12세 이상 허가
- 전문가들 "성장·영양 문제 우려…허가 외 사용 신중해야"
미국에서 8~11세 비만 아동에 대한 GLP-1 비만치료제 처방이 7년 새 300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9년부터 2026년까지 당뇨가 없는 8~11세 비만 아동 350만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의 연간 처방률은 0.03%에서 9.3%로 310배 급증했다.
문제는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 등 대부분의 GLP-1 비만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용으로만 허가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어린 아동에 대한 처방 상당수가 허가 외(오프라벨)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에 참여한 세라 암스트롱 듀크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는 "소아 비만 치료가 매우 효과적인 약물의 등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도 "일상적인 치료가 아닌, 매우 예외적이고 개별화된 결정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성장기 아동에게 식욕 억제 효과가 큰 약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약물로 인해 식욕이 과도하게 억제될 경우, 정상적인 성장에 필수적인 단백질이나 미량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역, 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관계 부작용 외에도 장기간 식욕이 억제될 경우 음식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러한 허가 외 처방 급증 배경에는 성인과 청소년에게서 나타난 극적인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암스트롱 교수는 "많은 부모가 직접 약물 효과를 경험한 뒤 자녀들이 치료를 위해 오래 기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사회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아동보다 부유한 지역의 아동이 GLP-1 처방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의료 접근성 불평등 문제도 제기됐다.
암스트롱 교수는 "처방 증가는 이 약물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일상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증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어린 아동에 대한 엄격한 안전 및 효능 데이터 확보가 더욱 시급해졌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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