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좋은 소식 대신 '정확한 소식'을… 암 투병 의사의 조언
- 의사의 말, 환자에겐 약이자 독
- 공감과 신뢰 쌓는 소통법 제시
의사의 말이 처방하는 약만큼 환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암 투병 경험을 한 의사에게서 나왔다.
웬디 하팜 박사는 자신의 저서 '임상 소통(Clinical Communication)'을 통해 환자 관점에서 도움이 되거나 의도치 않게 고통을 주는 의료진의 말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약과 마찬가지로 의료진의 말은 도움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36세에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 의사였던 하팜 박사는 환자의 입장이 되어본 후 그들이 겪는 어려움과 의료진의 말이 환자의 감정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깨달았다.
하팜 박사에 따르면, 많은 환자는 병원 방문 전부터 두려움, 자기 의심, 결정 장애와 씨름한다. 진료실에서 간호사가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물었을 때, 신체적 증상을 말해야 할지, 불안과 슬픔을 털어놓아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의사들에게 "지난번 진료 이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또는 "오늘 어떤 일로 오셨나요?"와 같이 모호함을 없애는 구체적인 질문을 할 것을 조언했다.
하팜 박사는 두려움 때문에 병원 방문을 미루다 새로운 증상을 보고하는 환자에게는 공감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시기까지 힘드셨을 겁니다. 증상이 사라지길 바라며 시간을 두셨던 마음을 이해합니다. 오늘 와주셔서 다행입니다"와 같은 표현을 제안했다.
또한 예후가 좋지 않은 상태에 대해 논의할 때 환자를 먼저 준비시키는 말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유감입니다" 또는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고, 듣기에도 힘든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와 같은 경고는 환자에게 필요한 슬픔과 역량을 동시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하팜 박사는 환자로서 얻은 가장 놀라운 통찰 중 하나로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자세를 꼽았다. 그는 '좋은 소식'을 바라기보다 '정확한 소식'을 희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소식'은 결과를 좋고 나쁨의 이분법으로 나누지만, '정확한 소식'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든, 나는 좋은 소식보다 정확한 소식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증상 보고는 불평이 아니라고 안심시키기, 보조기구 사용은 삶을 최선으로 만드는 선택이라고 격려하기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소통법을 제시했다.
하팜 박사는 "의학이 어떻게 변하든, 잘 선택된 말의 치유 잠재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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