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국 '잠자는 연금' 54조원…직장인 3명 중 2명 계좌 여러 개
- 잦은 이직에 주인 잃은 연금 계좌 330만개 달해
- 영국 정부, 2027년 '통합 연금 조회' 서비스 도입 추진
영국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잠자고 있는 연금이 5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영국 금융 컨설팅 기업 '웰스 앳 워크'(WEALTH at work)에 따르면, 확정기여형(DC) 연금에 가입한 영국 직장인의 62%가 2개 이상의 연금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연금정책연구소(Pensions Policy Institute)는 영국 전역에 방치된 '잃어버린 연금' 규모가 약 330만개 계좌, 총 311억파운드(약 54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잦은 이직으로 여러 개의 연금 계좌가 생기면서 자신이 가입한 연금을 잊어버리는 사례가 늘어난 탓이다. 실제 응답자의 5%는 자신이 몇 개의 연금 계좌를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2027년부터 '연금 대시보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개인이 가입한 모든 연금 정보를 온라인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웰스 앳 워크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7%는 "모든 연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면 은퇴 저축에 더 신경 쓸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연금을 하나로 통합했다는 응답은 24%, 통합을 고려 중이라는 응답은 32%였다.
조나단 와츠-레이 웰스 앳 워크 이사는 "직장을 옮기면서 여러 연금 계좌를 갖는 것이 보편화됐지만, 이는 저축액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연금을 통합하고 정기적으로 확인하면 전반적인 저축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금 통합이 모든 사람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일부 구형 연금 상품은 이전 시 소멸될 수 있는 보장 혜택이나 낮은 수수료 등의 장점을 갖고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통합 전 기존 연금의 약관을 확인하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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