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펙 같아도 '원주민'은 탈락…캐나다 채용 차별 실태 드러나
- 가짜 이력서 6000개로 실험…원주민 지원자 연락률 더 낮아
- 학력·경력 동일 조건에도 '정체성'이 당락 갈랐다
캐나다에서 학력과 경력이 동일하더라도 원주민 출신 지원자는 비원주민보다 채용될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앤드루 스티븐스 리자이나대 교수와 캐서린 코넬리 맥마스터대 교수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채용 차별 실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요식업계 채용 관행을 분석하기 위해 대규모 이력서 감사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6000개 이상의 가짜 이력서를 만들어 온타리오주와 서스캐처원주의 실제 식당 서버, 호스트, 바텐더 채용 공고에 제출했다. 모든 이력서는 동등한 수준의 학력, 경력, 자격증을 갖춘 것으로 설정됐다.
차이점은 이름, 성별, 시민권 상태와 함께 원주민 정체성을 암시하는 단서뿐이었다. 일부 이력서에는 원주민 지역사회 단체 자원봉사 경험, 원주민 언어 구사 능력, 원주민 대학 학위 등을 포함해 원주민임을 나타냈다.
실험 결과, 전체 지원서 중 고용주로부터 연락을 받은 비율은 11.4%에 그쳤다. 특히 원주민 지원자의 연락률은 9.9%로, 비원주민 지원자의 11.9%보다 낮게 나타나 채용 과정에서 차별이 존재함이 드러났다.
이러한 차별 경향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원주민과 비원주민 지원자의 연락률이 거의 동일했지만, 서스캐처원주에서는 비원주민이 13.2%의 연락을 받은 반면 원주민은 8.1%에 그쳤다.
연구팀은 두 지역의 채용 담당자 및 근로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차이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공식적인 자격 요건 외에 '조직 적합성'이라는 불문율이 채용을 좌우하며, 여기에는 인종과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이 깊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담당자들은 원주민을 빈곤, 중독 등 사회적 문제와 연관 짓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선입견이 지원자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갖기 전에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교육과 훈련만으로는 고용 불평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며 "채용 과정에 뿌리내린 구조적 장벽과 인종적 편견에 맞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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