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암 검진율 낮은데 대기는 5개월…싱가포르의 역설

  • 단순 검진율 높이기보다 사후관리 체계 구축이 우선
  • 싱가포르 경영대, 예방의료 정책 효과 분석 프로젝트 착수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싱가포르에서 암 조기 검진율이 낮은데도 일부 환자는 진단을 위한 후속 검사를 받기 위해 5개월 이상 대기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났다. 단순 검진율을 높이는 것보다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전체 의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는 가오이니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싱가포르의 예방의료 정책인 '헬시어 SG'의 효과를 분석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싱가포르 보건부 산하 국립의학연구위원회의 연구 보조금을 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암 검진율은 낮은 수준이다. 2019년 정부 자료 기준 유방암 검진율은 38.7%에 그쳤다. 같은 해 가오 교수가 진행한 다른 연구에서는 대장암 검진율이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낮은 검진율에도 불구하고 후속 진단을 위한 대기 시간은 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싱가포르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공립병원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한 대기 시간 중간값은 약 38일이었다. 이는 2019년의 31일보다 늘어난 수치이며, 일부 환자는 5개월 이상 기다리기도 했다.

가오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검진은 일회성 결정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치료 경로'"라고 설명했다. 검진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소수의 환자만으로도 후속 진단 서비스에 상당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감도가 높은 검사 방식은 위양성(가짜 양성) 비율을 높여 추가적인 진단 수요를 유발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 기반 모델과 의사결정 지원 도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책 결정자들이 다양한 검진 전략이 환자 결과, 대기 시간, 진단 업무량, 장기적인 의료 자원 사용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가오 교수는 "핵심 정책 질문은 '어떻게 더 많은 사람이 검진을 받게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제한된 진단 역량을 가장 큰 건강상 이점을 창출하는 곳에 사용하도록 검진 및 후속 경로를 설계할까'"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더 많은 검진이 자동으로 더 나은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무엇을 아는지 뿐만 아니라 무엇을 믿고, 누구를 신뢰하며, 어떤 장벽에 직면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3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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