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호르무즈 봉쇄? 유조선은 '유령항해'로 뚫는다
- AIS 끄고 미군 호위 받으며 운항
- 실제 통항량, 데이터의 2배 추정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도 불구하고, 유조선들이 자동식별시스템(AIS)을 끈 채 운항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원유 수송을 이어가고 있어 공급 충격은 우려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의 약 80%가 AIS 신호를 끄고 운항했다. 이들 선박은 이란에서 멀리 떨어진 오만 쪽 항로를 이용하거나 미군 함정의 보호 아래 야간에 통과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걸프 지역에서 호르무즈 인근까지 원유를 운송한 뒤 다른 유조선으로 옮겨 싣는 환적 방식도 동원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런 이유로 기존 데이터가 실제 통항량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현재 호르무즈 통과 물량을 하루 800만~900만 배럴로 추산하는데, 이는 AIS 기반 일부 추정치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의 군사적 지원도 원유 수송에 기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까지 1000척 이상의 선박 통항을 지원했으며, 오만만에는 약 20척의 미군 함정이 작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월 한 달간 미군 보호 항로를 이용한 유조선이 운송한 물량만 하루 약 500만 배럴에 달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원유 공급이 완전히 막힌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 세계 석유 공급이 수요보다 하루 약 100만 배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점도 공급 우려를 덜어주는 요인이다.
다만 보고서는 현 단계의 리스크가 원유 부족보다는 운송비 및 보험료 상승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여유분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이 중단됐다고 밝혔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과의 모든 무역 및 금융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해 중동 지역의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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