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14년 北 경제충격, 소득 양극화 심화…하위 소득층만 늘었다
- 한은 보고서 "가뭄·교역감소 충격, 상위층보다 하위층에 집중"
- 사회안전망 없는 '준시장경제' 체제서 비대칭적 양극화 발생
2014~2015년 북한이 겪은 경제 충격이 상위 소득층을 늘리기보다 하위 소득층을 확대하며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조용신 연구위원은 '준시장경제에서 경제 충격과 소득 양극화: 북한 사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의 탈북민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2014~2015년 북한이 겪은 경제 충격의 원인으로 극심한 가뭄, 에너지 공급난, 대외 교역 붕괴를 지목했다. 당시 가뭄으로 농업 생산량이 줄고 수력 발전량이 감소했으며, 중국의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광물 수출이 급감했다.
실제로 2014년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북한의 쌀 가격은 7월 대비 32.5% 급등한 6633원을 기록했다. 2015년 대중국 무역액은 전년 대비 14.7% 감소한 54억달러에 그쳤다.
조 연구위원은 충격 이전(2011~2014년)과 이후(2015~2019년)로 기간을 나눠 탈북민의 비공식 소득 분포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충격 이후 소득 양극화가 심화했으며, 이는 소득 상위층의 비중 확대보다는 하위층의 비중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위소득 상대적 양극화(MRP)' 지수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전체 양극화 지수(MRP)는 0.2548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값을 보였다. 특히 하위 양극화 지수(LRP)가 0.3572로, 상위 양극화 지수(URP) 0.1523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비대칭적 양극화가 사회안전망이나 공정 경쟁 정책 등 시장경제 제도가 미비한 북한의 '준시장경제(quasi-marketization)' 체제와 관련 깊다고 분석했다. 경제 충격이 발생했을 때 저소득층은 소득 손실을 흡수할 능력이 부족해 타격을 직접 받지만, 정치적 연줄이나 자본을 가진 일부 계층은 충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거나 희소성을 이용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탈북민 대상 설문조사에 기반해 표본 선택 편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보고서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탈북이 늘어난 결과라 하더라도, 이는 북한 내 소득 분배 상황이 악화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조 연구위원의 개인 연구 결과이며, 한국은행의 공식적인 견해와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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