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돈 없으면 이 뽑아야"…영국 치과 10% '공공의료 포기'
- 10년간 자금 동결에…의사들 "수익 안 맞아" 민간행
- "부유층만 치료" 양극화 심화…정부, 개혁안 부심
영국 공공의료 시스템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치과 부문이 사실상 붕괴 직전에 놓였다.
영국 싱크탱크 너필드 트러스트는 2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2017년 3월 이후 잉글랜드 지역 치과 10곳 중 1곳에 해당하는 608곳이 NHS 환자를 받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당 집권 이후인 2024년부터 현재까지 135곳이 NHS 계약을 포기했다.
보고서는 "잉글랜드에서 NHS 치과 진료를 찾기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치과 진료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과 거주 지역에 따라 접근성이 달라지는 '이중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11년째 NHS 치과를 구하지 못해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80대 은퇴자 마이크 우드 씨의 사례도 소개됐다. 그는 치아 대부분이 빠지거나 부서졌지만, 응급 클리닉에서 발치하는 것 외에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드 씨는 "돈이 없으면 어떤 치료도 받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의사들 역시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NHS를 떠나고 있다. 과거 NHS 치과의사였던 짐 사익스 씨는 "NHS 계약으로는 복잡한 환자를 치료할수록 손실이 나는 구조"라며 "수지가 맞지 않아 민간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위기는 과거 보수당 정부 시절 10년 이상 치과 부문 예산이 약 30억파운드로 동결되면서 비롯됐다. 이는 실질적으로 10억파운드 규모의 예산 삭감 효과를 낳았다는 게 영국치과협회(BDA)의 분석이다.
2024년 집권한 노동당 정부는 연간 예산을 35억파운드로 증액하고 응급 진료 확대, 신규 치과의사 NHS 의무 복무(최소 3년) 도입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BDA는 보편적 서비스를 복원하려면 연간 15억파운드의 추가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 서베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대중의 68%는 추가 자금 투입을 통해 NHS 치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너필드 트러스트의 마크 데이언 정책 분석가는 "현재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필요한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대대적인 치과 계약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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