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연봉 10만달러도 월세에 '허덕'…호주 덮친 주거 위기
- 소득 30% 월세 '적정선' 붕괴…고소득층도 주거 스트레스
- 시드니, 연봉 10만달러 벌어도 소득 절반이 월세로
호주에서 최악의 월세난이 이어지면서 고소득자마저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주거시민단체 '에브리바디스 홈'(Everybody's Home)이 2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가격 초과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서 가구가 소득의 30%를 월세로 내는 '적정 임대료' 기준을 맞추려면 연 소득이 약 13만호주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호주 근로자 중위 소득인 7만4100호주달러보다 약 75% 높은 수준이다.
저소득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연 소득 4만호주달러인 임차인은 전국 중간 가격의 아파트 월세를 감당하려면 가처분소득의 89%를 지출해야 했다. 연 소득 8만호주달러인 경우에도 소득의 절반을 월세로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의 임대료 부담은 더 크다. 보고서가 분석한 소득 구간 중 최고 수준인 연봉 13만호주달러를 버는 임차인조차 대도시 평균 월세를 감당하려면 가처분소득의 36%를 써야 해 '주거 스트레스' 상태에 놓였다.
호주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시드니에서는 연 소득 10만호주달러를 벌어도 소득의 51%를 월세로 지출해야 했다. 멜버른에서는 연 소득 7만호주달러인 임차인이 소득의 55%를, 브리즈번에서는 59%를 월세로 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한때 저렴한 주거지로 여겨졌던 지방 역시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골드코스트, 선샤인코스트 등 일부 해안 지역의 임대료 부담은 이제 대도시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위기는 임금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임대료 급등에서 비롯됐다. 호주 전국 아파트 중간 임대료는 2020년 3월 주당 372호주달러에서 2026년 8월 614호주달러로 6년 만에 65%나 치솟았다.
마이 아지즈 에브리바디스 홈 대변인은 "수년간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고통이 저소득층을 넘어 확산하고 있다"며 "필수 인력, 전문가, 심지어 고액 연봉자들조차 전국적으로 월세 내기를 힘들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해결책으로 공공 및 지역사회 주택의 대규모 공급, 임대료 인상 제한, 저소득층 소득 지원 강화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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