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 요금 폭등에 촛불 켠 영국…"난방비 무서워 일찍 잔다"
- 영국 가구 35%, 2023년 이후 에너지 소비 줄여
- 전문가 "에너지 효율 개선 아닌 '빈곤'의 경고 신호"
치솟는 에너지 요금에 영국 가계가 촛불을 켜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등 생활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움이 시민단체 '엔드 퓨얼 파버티 연합'의 의뢰로 진행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가구의 35%가 2023년 이후 비용 문제로 에너지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코틀랜드, 웨일스, 웨스트미들랜즈 지역 가구에서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소비를 줄였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구체적인 에너지 절약 방법으로는 '목욕이나 샤워 시 물 사용량 감축'(23%), '보온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기'(21%) 등이 꼽혔다. 이어 '방 하나만 난방하거나 중앙난방 피하기'(17%), '조명을 끄거나 양초 사용'(16%), '열 보존을 위해 커튼을 하루 종일 닫아두기'(15%) 순이었다.
일부 가구는 세탁기 온도를 30도로 설정(38%)하거나 빈방의 난방기 온도 낮추기(36%)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에너지 효율 개선의 결과가 아닌 '에너지 빈곤'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이먼 프랜시스 엔드 퓨얼 파버티 연합 조정관은 "많은 가구에 에너지 소비 감소는 단순히 과거만큼 에너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이는 씻는 횟수를 줄이는 등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이저 스콧 에너지 액션 스코틀랜드 최고경영자(CEO) 역시 "에너지 규제기관(Ofgem)이 제시하는 '평균' 가구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은 주택 효율이 높아졌다는 신호가 아니라, 사람들이 안전 기준보다 에너지를 덜 사용하도록 내몰리고 있다는 경고"라고 비판했다.
엔드 퓨얼 파버티 연합은 영국 정부에 에너지 빈곤 가구를 위한 추가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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