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일랜드는 왜 팔레스타인 편인가…'식민지배 아픔' 공감대
- 얼스터대·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1547명 설문조사
- 아일랜드인 53% 팔레스타인 지지…'역사적 억압' 경험이 원인
아일랜드가 서방 국가 중 가장 친팔레스타인 성향을 보이는 이유는 자국의 식민지배와 분단의 역사적 경험을 팔레스타인 상황에 투영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얼스터대학교와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공동 연구팀은 아일랜드 성인 154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3%가 팔레스타인에 더 큰 공감을 표한 반면, 이스라엘을 지지한 응답자는 11%에 그쳤다. 이는 독일(12%), 스페인(27%)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의 팔레스타인 지지 여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연구팀은 아일랜드의 친팔레스타인 정서가 '역사적 억압'에 대한 인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일랜드가 역사적 억압에 직면했다'는 데 강하게 동의한 응답자일수록 팔레스타인을 지지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다른 요인을 통제한 후에도, 억압에 대한 인식이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팔레스타인 지지 가능성은 36%씩 증가했다.
응답자 10명 중 1명은 자국의 역사에 대한 질문을 받기 전에도 자발적으로 아일랜드의 과거와 팔레스타인의 경험을 비교하기도 했다. 한 응답자는 "아일랜드인으로서 우리는 더 큰 국가에 의해 점령당하고 지배당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반유대주의'가 친팔레스타인 정서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데이터상 근거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유대인 이웃에 대한 호감도가 무슬림 이웃보다 높게 나타나, 편견이 태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이러한 정서는 특정 정당에 국한되지 않고, 주요 정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모두 팔레스타인 지지 여론이 우세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아일랜드는 2024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 정착촌 생산품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연구팀은 아일랜드의 이러한 여론이 정부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자국 역사를 팔레스타인 상황에 대입해 보는 한 이러한 기조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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