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백신이 자폐증 원인"…트럼프, 접종 축소 행정명령 서명
- MMR 백신 3회 분리 접종·개별 방문 접종 권고
- 의료계·공화당 내부서도 "비과학적 조치" 비판 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학계의 확립된 사실과 반대로 어린이 백신 접종을 줄이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어린이 백신 접종 지침을 수정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 명령은 연방 판사에 의해 저지된 바 있는 '모든 어린이 백신을 가능한 한 개별적으로 다른 날 맞도록 하는' 권고를 담고 있다.
특히 홍역·볼거리·풍진(MMR) 혼합백신을 세 가지 개별 질병 백신으로 나눠 접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MMR을 분리 접종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대해 설명하며 백신 접종 횟수나 시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가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는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 연관성이 없음으로 결론 난 사안이다.
그는 이번 조치를 "부모의 권리, 종교적·헌법적 권리, 그리고 최고 수준 과학을 위한 중대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앤드루 라신 미국소아과학회 회장은 "불필요한 불확실성, 공포, 혼란을 퍼뜨리는 조치"라며 "백신의 효능에 대한 과학은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대로 접종 간격을 넓히면 아이들이 다음 접종 전에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의사 출신인 빌 캐시디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의사다. 이 행정명령은 틀렸다"며 "백신은 안전하며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런 변화를 만들 전문 지식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어린이 백신 접종 의무화 권한이 연방 정부가 아닌 각 주에 있다. 하지만 백악관은 각 주가 이번 행정명령을 반영해 관련 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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