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내 안의 나'는 어디서 올까… "의식의 근원은 뇌간"

  • 대뇌피질 아닌 원시 뇌 회로에 주목
  • 통증·뇌 손상 연구 기반 새 이론 제시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내 안의 나'로 표현되는 기본적인 의식이 진화적으로 오래된 뇌 부위인 뇌간(brainstem)에서 비롯된다는 새로운 가설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와 하버드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더 뉴로사이언티스트'(The Neuroscientist)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는 마샬 데보르 히브리대 교수와 마크 배런 박사가 주도했다.

이번 가설은 의식의 근원을 주로 대뇌피질에서 찾는 기존 접근법에 이의를 제기한다. 대뇌피질은 언어, 인식 등 복잡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바깥층이다. 연구팀은 기본적인 감각과 경험 능력은 더 오래된 '원시적' 뇌간 회로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주장의 근거로 통증 경험을 제시했다. 유해한 자극을 감지하는 것과 통증을 느끼는 것은 다르며, 통증에는 주관적인 경험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광범위한 대뇌피질 손상도 통증 경험은 그대로 남기거나 오히려 증가시키는 경우가 많다. 반면 특정 뇌간 영역이 손상되면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는 뇌간이 단순히 대뇌피질을 깨우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가설은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것과 그 정보를 의식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구분한다. 대뇌피질이 얼굴 인식이나 문장 이해 같은 정교한 정보 처리를 수행하면, 뇌간 회로가 어떤 감각 정보에 '주관적 경험'의 빛을 비출지 결정한다는 모델이다.

연구팀은 진화론적 설명도 덧붙였다. 고통을 경험하는 능력은 진화 초기에 유해 자극에 대한 반사적 반응에 추가된 기능으로 발생했다. 이후 뇌가 복잡해지면서 대뇌피질이 정교한 정보 해석 능력을 갖게 됐지만, 의식 경험을 위해 별도 시스템 대신 기존 뇌간의 메커니즘을 활용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뇌 손상 후 혼수상태나 수술 마취 중 의식 상실과 관련된 회로가 확인된 뇌간 영역인 '중뇌교 피개'(mesopontine tegmentum)에 주목했다. 이 영역에 대한 연구가 뇌간 이론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데보르 교수와 배런 박사는 이번 논문이 의식에 대한 완성된 설명이 아닌, 추가 연구를 위한 틀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뇌가 어떻게 가장 기본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는지 탐구하기 위해 뇌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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