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화, 美 해군 함정 건조사업 첫 수주…필리조선소 인수 성과
- 미 해군 중형상륙함 1척 2.69억 달러 계약
- VCM 하도급 방식 진입…후속 수주 발판 마련
한화그룹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후 처음으로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을 수주하며 미국 방산 시장 공략의 첫발을 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HDUSA)는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토트 서비스(TOTE Services)와 미 해군 중형상륙함(LSM)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2억6900만 달러이며, 3척의 추가 건조 옵션이 포함됐다. 건조는 한화가 인수한 필리조선소에서 맡아 2027년 4분기 착공해 2030년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한화가 2024년 12월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후 따낸 첫 미 해군 함정 사업이다.
중형상륙함(LSM)은 미 해병대의 도서 분산 작전을 지원하는 함정이다. 미 해군은 총 35척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FY27~31) 예산 계획에 23척(68억5000만 달러)을 반영한 상태다.
이번 계약은 한화가 미 해군이 아닌 선박건조관리자(VCM)인 토트 서비스의 하도급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원청인 토트 서비스가 사업을 총괄하고, 한화는 확정된 설계에 따라 선체를 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VCM 하도급 구조 덕분에 필리조선소는 아직 전투함 건조에 필요한 시설보안허가(FCL)를 확보하기 전임에도 수주가 가능했다. 필리조선소는 이미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미사일계측선(MRIV) 사업에서 토트 서비스와 VCM 방식으로 협력한 경험이 있다.
미 해군은 앞서 볼린저, 핀칸티에리 등 2개 조선소에 5척의 물량을 지정했지만, 이들은 아직 건조 하도급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다. 반면 한화는 경쟁 입찰을 통해 가격과 옵션을 포함한 건조 계약을 먼저 확정했다.
SK증권은 이번 수주가 한화에 직접적인 실적 기여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향후 후속 물량을 따내는 데 필수적인 미 해군 함정 건조 실적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실적은 한화가 추진하는 '핀란드 모델'의 신뢰도를 높일 전망이다. 핀란드 모델은 초도함 2척을 한국 거제사업장에서 건조하고 후속 함정을 미국 조선소에서 만드는 방식이다. 필리조선소가 실제 미 해군 함정 건조 이력을 갖게 되면서, 한화오션의 초도함 수주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미국 조선소와 VCM 하도급'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통해 미국 함정 시장에 진입했으며, 이는 향후 해상수송선(Ro-Ro) 등 추가 사업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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