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암세포 '위장술'과 '위치노출' 동시 유발 단백질 발견
-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높이는 열쇠 될까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이 암세포를 면역체계에 더 잘 보이게 만들면서 동시에 면역 공격을 피하도록 돕는 이중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히로시마대학교 연구팀은 암 촉진 단백질인 'YAP'와 'TAZ'가 활성화되면 게놈 불안정성을 높여 암세포가 면역세포에 더 잘 인식되게 하지만, 동시에 면역 공격을 억제하는 'PD-L2' 단백질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중적 효과는 면역관문억제제(ICI) 치료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게놈 불안정성으로 암세포가 면역체계에 더 잘 포착되는 상황에서, 암세포의 면역 회피 신호를 차단하는 ICI를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팀이 ICI로 치료받은 암 환자 166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YAP/TAZ 단백질을 조절하는 '히포 신호전달경로'에 특정 변이가 있는 종양을 가진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전체 생존율이 더 높았다. 이들의 종양은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세포를 이용한 실험도 진행했다. 실험 결과, YAP/TAZ가 과활성화된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에 저항했지만, PD-L2를 제거하자 다시 취약해졌다. 이는 PD-L2가 암세포의 면역 회피 능력에 기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두경부암처럼 ICI 단독요법 반응률이 20% 미만으로 낮은 암 치료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연구팀은 YAP/TAZ가 PD-L2 발현을 높이는 과정에 'TEAD'와 'BRD4'라는 다른 인자가 관여한다는 사실도 확인해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안도 도시노리 히로시마대 교수는 "히포 경로에 돌연변이가 있어 YAP/TAZ가 과활성화된 암 환자는 게놈 불안정성과 PD-L2 발현으로 인해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관찰된 현상과 실제 환자의 치료 결과 개선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는 못했다며,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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