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AI, 흙 한 줌 속 '미생물 암흑물질' 정체 밝힌다
- DNA 조각으로 박테리아 90% 정확도 식별
- 분석 시간 66시간→25시간으로 단축
토양 속 작은 유전자 조각에서 박테리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식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연구팀은 하이파대학교, 볼카니 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BBERT'라는 AI 도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게재됐다.
BBERT는 언어 기술에 사용되는 AI를 활용해 박테리아의 DNA 패턴을 학습한다. 이를 통해 100개의 DNA 염기서열로 이뤄진 작은 조각만으로도 박테리아 유전자를 인식할 수 있다.
기존 기술은 유전자 조각을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식별했지만,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미생물은 '미생물 암흑물질'로 남아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BBERT는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하지 않고 DNA 패턴 자체를 분석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연구팀이 진행한 테스트에서 BBERT는 약 90%의 정확도로 박테리아 DNA와 비박테리아 DNA를 구분했다. 단백질 생성 정보를 담은 조각은 약 88%, 유전 정보 해독 시작점은 약 96%의 정확도로 식별했다.
연구팀은 공개된 1969개의 토양 DNA 데이터세트에 BBERT를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도구로는 분류되지 않았던 상당수 유전자 조각을 식별해냈다. 또한,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 조각일수록 비박테리아 DNA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기술은 박테리아 유전체 복원 작업의 효율성도 높였다. BBERT를 활용해 DNA를 사전 필터링한 결과, 데이터세트당 평균 처리 시간이 약 66시간에서 25시간으로 줄었다. 복원된 염기서열의 오류는 줄고 정확도는 유지됐다.
야생 콩과 식물 뿌리혹에서 채취한 DNA 샘플 분석에서는 복원 시간이 절반으로 줄고, 컴퓨터 메모리 사용량은 188GB에서 82GB로 감소했다.
BBERT는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개인용 컴퓨터나 노트북에서도 구동 가능해 대규모 컴퓨팅 시설이 없는 연구실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식물의 엽록체 DNA를 박테리아로 혼동하거나, 박테리아와 고세균을 구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등 한계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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