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일…'한국판 신속정리제도' 나온다

  • 시스템 리스크 우려 시 각종 절차 면제해 신속 대응
  • 주주·채권자 손실은 파산 가정해 사후 보전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정부가 부실 금융회사를 단 3일 만에 정리하는 '신속정리제도'를 도입한다.

29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의 급격한 부실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정리제도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마련됐으며, 현행 150일가량 소요되는 정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제도는 자본 잠식 등 점진적 부실에 맞춰져 있어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 결정 이후 정리까지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실 규모가 약 1.2배 증가하기도 했다.

새로 도입되는 신속정리제도는 금융회사의 부실이 금융위기나 시장 안정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고, 다른 조치로는 이를 막을 수 없는 긴급한 경우에 발동된다. 금융위원회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대상 기관을 지정한다.

제도가 시행되면 은행, 보험사, 증권사, 저축은행, 금융지주회사 등 예금보험기금의 자금 지원이 가능한 금융회사가 적용 대상이 된다. 다만 농·수협은행과 상호금융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신속한 정리를 위해 관련 법상 각종 절차는 면제되거나 단축된다. 국가계약법상 입찰 절차를 생략하고 수의계약을 허용하며,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 의무도 면제된다. 또한 상법·금산법상 이사회·주주총회 결의, 채권자 이의제출 절차 등도 생략된다.

이해관계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청산 시보다 불리한 대우 금지(NCWOL)' 원칙에 따라, 주주와 채권자가 신속정리로 인해 파산 절차보다 더 큰 손실을 볼 경우 그 차액을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전해준다.

금융위원회는 제도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정리 내용과 비용 등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4분기부터 관련 내용이 담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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