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오른쪽 뇌는 왜 왼쪽 몸을…수억년 전 '눈'에 답 있었다

  • 초기 척추동물 시각 경로가 '교차 신경망' 토대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오른쪽 뇌가 왼쪽 몸을, 왼쪽 뇌가 오른쪽 몸을 지배하는 이유가 초기 척추동물의 시각 정보 처리 방식에서 비롯됐다는 새로운 가설이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로아나토미'(Frontiers in Neuroanatomy)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뇌의 교차 배선 구조가 약 5억년 전 캄브리아기 무악어류(턱이 없는 어류)의 시각 경로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눈의 렌즈는 상을 반전시키므로 오른쪽 시야 정보는 망막 왼쪽에 맺힌 뒤 뇌의 왼쪽으로 전달된다.

이 정보는 중뇌에 있는 '시개'(optic tectum)라는 고대 구조로 보내진다. 연구팀은 모든 척추동물에 존재하는 이 시각계의 교차 구조가 이후 진화하는 다른 신경 경로의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신체의 감각 정보가 뇌로 전달되는 경로와 뇌의 명령이 몸으로 가는 운동 경로 대부분이 신경계의 중심선을 교차한다. 가벼운 촉각을 전달하는 '등쪽기둥 경로'와 통증을 전달하는 '척수시상로' 등이 대표적이다.

인간의 정교한 손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겉질척수로' 역시 뇌의 정중선을 교차한다. 연구팀은 이 경로가 본래 감각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다가 정교한 운동 제어 기능으로 진화했다고 봤다.

연구팀은 진화가 새로운 것을 발명하기보다 기존 구조를 유지하고 그 위에 새로운 기능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교차 구조가 반드시 적응의 결과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진화가 손에 쥔 토대와 재료로 건축하는 공학자와 같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목록으로

이런 기사도 있어요

어떤 기사가 필요하신가요?

우리 뉴스룸에 맞는 구독·활용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