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산업 자금조달, 닷컴버블·금융위기 '닮은꼴' 경고
- 외부자금 의존도 상승, 부외금융·순환거래 확대
- 수익성 악화 시 금융시스템 전이 가능성 경고
인공지능(AI) 산업의 자금조달 경쟁이 심화하면서 과거 닷컴버블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금융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은행 조사국 김윤경 과장과 왕재곤 조사역은 'AI 산업 자금조달의 주요 특징과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AI 산업의 자금조달 행태를 외부자금 의존도 상승, 부외금융 증가, 공급망 내 금융연계 심화 등 세 가지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장기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5개 대형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1~9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230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규모의 두 배를 넘어섰다. 반면 신생 클라우드 업체인 네오클라우드는 높은 부채비율과 특정 고객에 편중된 매출 구조로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AI 기업들이 특수목적기구(SPV)나 합작법인(JV)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부외금융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재무제표에 부채가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 차입' 성격을 띠어, 기업의 실질적인 금융 부담과 최종 위험 소재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공급망 내 기업들이 서로 투자와 금융 지원을 통해 미래 매출을 확보하는 '순환금융'도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국제결제은행(BIS)을 인용해 AI랩·하이퍼스케일러·AI칩 제조사 간 순환금융 비중이 50%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매출과 기업가치를 과대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AI 산업의 리스크 파급 경로가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의 특징을 공유한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순환금융은 닷컴버블 당시 '벤더금융'과 유사하며, 부외거래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닮았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AI 투자는 실제 수요에 기반하고 장기자금 위주라는 점에서 과거 위기와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종합적으로 보고서는 대형 선도기업의 재무 상황이 양호해 AI발 금융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장기금리 상승 국면에서 취약성이 누적되고 있으며, AI 수익화 지연이나 네오클라우드 등 취약 부문의 부실이 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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