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87조 세수오차, 국회 몰래 '기금 쌈짓돈'으로 메웠다
- 감사원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
- "미래 재정 부담 가중, 지자체 사업 차질 초래"
정부가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예측 실패로 발생한 재원 부족분을 국회 심의를 피하는 방식으로 메워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27일 감사원이 공개한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구 기획재정부는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국채 추가 발행이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대신, 국회 심의가 필요 없는 정부 내부거래를 활용했다.
외국환평형기금, 주택도시기금 등 각종 기금의 여유자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옮긴 뒤 일반회계로 이전하는 방식을 썼다. 2023년에는 17조3000억원, 2024년에는 15조원이 이런 방식으로 조달됐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미래 재정 부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일반회계는 기금에서 빌려온 자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부터 2034년까지 총 8조3000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세수 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교부세 예산도 일부 지급하지 않았다. 2023년 8조2000억원, 2024년 2조2000억원의 교부세를 당해연도에 미리 정산해 미교부했다.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들은 사업을 축소하거나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재정 운용에 차질을 빚었다. 대구광역시는 2023년 1564억원의 교부세가 미교부되자 '중소기업육성자금 융자사업' 예산 123억원을 집행하지 않았다. 충청북도는 2024년 재정난으로 1513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감사원은 반복되는 대규모 세수 오차의 원인으로 부실한 추계 모형을 지목했다. 법인세 추계 시 세법 개정 효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고, 양도소득세는 객관적 기준 없이 변수를 설정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이 밖에도 감사원은 국세 외 수입 관리 부실 문제도 지적했다. 미수납 채권에 이미 납부됐거나 존재 여부 확인이 불가능한 '허수 채권'이 다수 포함됐고, 국고보조금 집행 잔액의 정산 및 반납도 지연되고 있었다.
감사원은 재정경제부 등에 세수 추계모형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세수 결손 대응 시 국회 보고나 지자체 협의 등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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