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지방간, 간 아닌 '뇌-신경' 문제였다…새 치료법 열리나
- 교감신경 과활성화가 염증·섬유화 촉진
- 신경 조절·생활습관 개선 등 통합 치료 기대
대사기능장애 관련 지방간 질환(MASLD)의 원인이 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와의 상호작용에 있다는 새로운 관점이 제시됐다.
왕 교수와 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이-가스트로엔터롤로지'(eGastroenterology)에 발표한 최신 리뷰 논문에서 MASLD가 단순히 간세포 중심의 대사 장애가 아닌, '간-신경계 축'의 기능 장애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간은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감각신경 경로를 통해 중추신경계와 연결된다. 이 중 교감신경은 간의 포도당 생산과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가속 페달' 역할을 하고, 부교감신경(미주신경)은 대사 및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부교감신경 기능이 저하되는 불균형이 발생하면 MASLD가 발병하고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과도한 교감신경 활동은 간의 포도당 생산을 늘리고 지방 조직의 지방 분해를 촉진해 간으로 유리지방산 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교감신경전달물질은 간 성상세포에 작용해 섬유화를 유발할 수도 있다.
반대로 부교감신경 활동이 손상되면 염증 억제 경로가 약화돼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늘어날 수 있다.
이러한 신호는 일방적이지 않다. 간의 지방증, 염증 등은 다시 뇌로 전달돼 식욕, 에너지 균형, 인지 및 감정 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 역시 이러한 악순환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다. 과도한 교감신경 활동을 줄이거나 부교감신경 신호를 강화하는 방식, 미주신경 자극술,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같은 신경-대사 경로 표적 치료 등이 잠재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연구팀은 식단 조절, 신체 활동,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습관 개선도 자율신경계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통합적 치료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해당 분야가 아직 초기 번역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험에 사용되는 설치류와 인간의 간 신경 분포가 달라 동물실험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향후 인간의 간 신경 분포와 유사한 모델에서의 검증,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 임상 시험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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