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우주의 암흑시대 끝낸 '최초의 빛'…컴퓨터로 재현
- 빅뱅 후 20억년 우주 진화 과정 담아
- 수소·헬륨 재이온화 현상 동시 구현은 최초
빅뱅 이후 우주가 암흑시대에서 벗어나 최초의 은하와 별을 탄생시키는 20억년의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새로운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공개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하버드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루미나(Lumina)'로 명명된 시뮬레이션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 고시(MNRAS)'에 발표했다.
빅뱅 직후 우주는 뜨겁고 밀도 높은 입자 상태였으나, 빠르게 팽창하고 냉각되면서 전기적으로 중성인 수소가 형성됐다. 이 중성수소가 빛의 통과를 막아 빅뱅 후 약 38만년 뒤부터 우주는 '암흑시대'에 접어들었다.
루미나 시뮬레이션은 이 암흑시대부터 이후 20억년 동안의 우주 진화를 추적한다. 시뮬레이션은 약 16억 광년 폭에 달하는 광대한 초기 우주 공간을 다루며, 암흑물질, 가스, 별, 방사선 등의 진화를 거시적 규모부터 개별 은하 형성의 미시적 수준까지 추적한다.
특히 루미나는 우주 역사상 두 가지 중요한 전환점인 '수소 재이온화'와 '헬륨 재이온화' 과정을 모두 포착했다. 이는 시뮬레이션으로는 최초다.
수소 재이온화는 초기 별들이 방출한 자외선이 중성수소에서 전자를 분리시켜 빛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든 현상이다. 헬륨 재이온화는 더 높은 에너지를 가진 빛이 중성 헬륨을 분해하는 비슷한 과정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수소 재이온화는 초기 은하와 별에서 나온 빛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헬륨 재이온화는 훨씬 더 활동적인 초기 초거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촉진된 것으로 분석됐다.
루미나는 이전 최고 성능의 시뮬레이션보다 100배 더 큰 부피를 다루며, 5000억 개에 달하는 개별 요소를 포함한다. 연구팀은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세계 최고 수준 슈퍼컴퓨터 중 하나인 '프론티어'를 이용해 이 계산을 수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마크 보겔스버거 MIT 물리학과 교수는 "루미나는 작은 규모의 별과 은하 형성부터 수소와 헬륨의 대규모 재이온화까지 모든 것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루미나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과학계에 공개해 향후 망원경으로 관측될 실제 데이터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주 최초의 구조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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