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평범한 플라스틱의 변신…달 기지 지킬 '슈퍼 단열재'로
- 마일라 수백장 겹쳐 단열·내구성 동시 확보
- 압축·충격 강해 달 기지·우주복 등에 활용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플라스틱 필름 '마일라'를 수백 장 겹쳐 달 기지에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 단열재를 개발했다.
2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대 공학 연구팀은 마일라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적층 단열 필름 스택'(HyLIFS) 기술을 공개했다. 이 소재는 강력한 단열 성능과 기계적 내구성을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응용 재료 및 인터페이스'에 게재됐다.
달 표면은 극저온과 고온을 오가는 극한 환경으로, 장기 거주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단열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존 고성능 단열재인 에어로겔 등은 충격에 약한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마라톤 선수들이 체온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응급 담요 소재인 마일라 필름을 수백 장 쌓는 방식을 고안했다. 일부 필름에는 강성을 높이기 위해 산화알루미늄(알루미나)을 얇게 코팅했다.
개발된 단열재는 진공 상태에서 압축했을 때 다른 고성능 진공 단열 기술과 비슷한 열전도도를 보이면서도 유연성을 유지했다. 특히 손가락 끝 면적에 약 90kg(200파운드)의 무게를 집중시키는 것과 유사한 20메가파스칼의 압축 시험을 10회 반복해도 단열 성능이 유지됐다.
논문 수석 저자인 이고르 바르가틴 기계공학·응용역학 부교수는 "이 마일라 스택은 구부러지거나 상당한 압축을 견디면서도 단열 성능을 유지한다"며 "수년간의 사용에도 거친 취급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과정에서 상업용 마일라에 포함된 미세한 '고착 방지 입자'가 열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입자들은 필름이 서로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첨가되는데, 진공 상태에서 필름 간 열이 전달되는 주요 경로로 작용했다.
이 발견은 가장 얇은 필름이 최고의 단열재가 될 것이라는 초기 예상을 뒤집는 결과를 설명해준다. 얇은 필름에 포함된 고착 방지 입자들이 더 많은 접촉점을 만들어 열이 흐를 수 있는 경로를 추가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재 시제품은 1㎠ 크기로 수작업으로 제작돼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연구팀은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달 기지, 우주복, 탐사 로버 등 다양한 우주 기술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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