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역발상 통했다…배터리 양극재 '무질서'하게 만들자 성능 '쑥'

  • 한밭대 연구팀,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 해결
  • 원자 구조 무너뜨려 전이금속 이동 막는 신기술 개발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원자 구조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려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밭대학교는 신소재공학과 구교진 교수 연구팀이 양이온 무질서 현상을 이용해 리튬 과잉 양극재의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 8월 1일 자에 실렸다.

리튬 과잉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 등을 늘릴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충·방전 시 니켈, 망간 같은 전이금속 이온이 제자리에서 벗어나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를 막아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학계의 통념과 달리 원자 구조의 '질서'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역발상에 주목했다. 코발트 등 고가의 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Li1.2Ni0.4Mn0.4O2' 조성의 양극재를 고에너지 볼밀링 공법으로 가공해 양이온 배열을 무작위로 섞었다.

구교진 교수는 "이러한 조성을 무질서한 형태로 만든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구조가 무질서해진 양극재는 기존 질서정연한 구조의 소재보다 더 높은 용량을 발현했으며, 고전류 조건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5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약 90%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작동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원자 배열이 흐트러지면서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는 확보되는 반면, 성능 저하의 원인이던 전이금속 이온은 제자리에 고정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양이온 무질서를 고에너지 배터리 소재의 오랜 문제를 해결하는 공학적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를 위한 고성능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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