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모든 것을 기억하는 뇌의 비밀…'불쑥 떠오르는 기억'에 있었다
- 과잉기억증후군, 의도적 회상 아닌 비자발적 기억 빈도 높아
-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 연구에 새로운 실마리 제공 기대
자신의 과거 경험 거의 전부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과잉기억증후군'(HSAM)의 비밀이 의도치 않게 떠오르는 '비자발적 기억'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앤 클리어리 심리학 교수 연구팀은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한 젊은 여성의 사례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로케이스'(Neurocase)에 게재됐다.
과잉기억증후군은 자신의 과거사를 거의 모두 생생한 세부 사항과 함께 기억하는 매우 드문 능력이다. 연구에 참여한 익명의 여성은 특정 날짜에 자신이 입었던 옷, 그날 있었던 지역 축제, 저녁노을의 모습까지 정확히 기억해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비자발적 기억을 훨씬 더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발적 기억은 특별한 노력 없이 불쑥 떠오르는 기억을 말한다.
클리어리 교수는 "이들은 과거 경험을 더 자주 다시 체험하는 것처럼 보이며, 이것이 전반적인 기억을 강화해 시간이 지나도 기억을 더 안정적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잉기억증후군 환자가 의도적으로 기억을 잘 꺼낸다는 기존 추측과 다른 결과다.
과잉기억증후군은 20년 전 처음 진단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100여 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단어 목록 암기 같은 일반적인 기억력 테스트에서는 평균적인 수준을 보이는 경향이 있어 식별이 어렵다.
이번 연구는 기억이 형성되고 저장되며 인출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뇌 수술 전후의 기억력 변화 측정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노년에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등을 분석하고,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을 더 잘 식별하기 위한 새로운 평가 방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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