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의식 없는 줄 알았는데…생각만으로 소리 조절 성공
- 뇌파로 생각 읽어 경고음 주파수 조절
-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 새 소통 길 열어
겉으로 보기에 의식이 없는 중환자실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소리를 조절하는 데 성공해 새로운 소통 가능성을 열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비침습적 뇌파(EEG) 전극을 통해 뇌파를 기록하고 번역하는 방식으로 중환자들이 마음으로 경고음의 주파수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겉으로 혼수상태처럼 보이지만 '숨겨진 의식'을 가진 환자들이 의료진이나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비침습적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문을 열었다.
연구를 이끈 얀 클라센 교수는 "지난 10년간의 연구를 통해 급성 뇌 손상으로 혼수상태처럼 보이는 많은 환자가 실제로는 어느 정도 의식을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클라센 교수팀은 2019년, 반응이 없는 뇌 손상 환자 15%에게서 숨겨진 의식의 징후를 발견한 바 있다.
이들은 의사의 지시에 신체적으로 반응하지는 못했지만, 뇌파 분석 결과 명령을 따르려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인지-운동 분리'(CMD) 상태의 환자들이 의식을 회복하고 일상 기능을 되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연구팀은 급성 뇌 손상으로 입원한 지 며칠 안 된 임상적 무반응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시험했다. 환자들은 헤드폰을 통해 나오는 경고음을 듣고, 손을 쥐었다 펴는 상상을 통해 주파수를 조절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짧은 훈련 후,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생각만으로 경고음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별도 검사를 통해 CMD로 확인된 환자들은 모두 성공했다.
클라센 교수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한 이전 연구도 있었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비현실적"이라며 "EEG는 중환자실에서 매일 사용되는 장비라는 점에서 우리의 시스템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환자들이 통증이나 배고픔 등 자신의 상태를 더 직접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브레인'(Brai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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