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아프지 않게 떼는 의료용 패치…열 가하면 '스르륵'

  • 포항공대 연구팀, 형상기억고분자 활용해 개발
  • 필요할 땐 강하게 붙고, 뗄 땐 부착력 최대 99% 감소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피부 손상 없이 부드럽게 뗄 수 있는 새로운 의료용 스마트 접착 패치가 개발됐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기계공학과 김진태·김석 교수 연구팀은 미국 텍사스공대 손창희 교수, 노스웨스턴대 존 로저스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 같은 패치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신생아나 노인, 중환자 등 피부가 연약한 환자들은 의료용 접착제를 반복적으로 붙이고 떼는 과정에서 피부 자극이나 표피 손상 등을 겪을 수 있다. 기존 의료용 접착제는 부착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특정 온도에서 미리 설정된 형태로 되돌아가는 '형상기억고분자'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패치 표면에 미세한 피라미드 구조물을 배열한 것이 핵심이다.

패치를 피부에 붙일 때는 피라미드 구조가 납작하게 눌려 피부와 넓은 면적으로 접촉해 안정적인 부착력을 유지한다. 패치를 뗄 때는 약간의 열을 가하면 피라미드 구조가 원래 형태로 복원된다.

이 과정에서 피부와 패치 사이 접촉 면적이 줄어들면서 접착력이 크게 약해져 적은 힘으로도 패치를 뗄 수 있게 된다. 실험 결과, 열을 가했을 때 접착 에너지가 최대 약 99%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차원 디지털 이미지 상관 기법을 이용해 패치를 뗄 때 피부 아래 변형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또한 관절 등 굴곡진 부위에도 잘 붙도록 종이접기 기술인 '키리가미' 구조를 도입해 습기 배출 기능도 개선했다.

개발된 패치는 무선 기계-음향 센서 장치와 통합돼 안정적인 생체 신호 수집과 제어된 분리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신생아 집중 치료실, 노인 병동, 장기 환자 모니터링 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김진태 교수는 "단순히 접착 소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피부와 장치 사이의 기계적 힘을 제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안정적인 부착과 낮은 힘의 제거를 결합해 더 안전한 피부 부착형 생체의료기기로 나아가는 실용적인 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김석 교수는 "형상기억고분자의 미세구조를 활용해 접착 특성을 능동적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라며 "사용 중에는 단단히 고정되고 필요할 때 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의료용 접착 기술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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