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자외선 쬐자 '감각'이 생겼다…스스로 진화하는 로봇

  • 인공 혈액 순환계로 새 신체 부위 만들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자외선을 쬐면 스스로 빛 감지 센서를 만들어내는 나방 모양 로봇이 개발됐다.

에스토니아 타르투대학교와 이탈리아 기술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인공 순환계를 이용해 로봇이 필요에 따라 새로운 신체 부위를 현장에서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10월 2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나방의 개방 순환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투명 플라스틱으로 3D 프린팅된 로봇 몸체 내부에 인공 혈관을 만들고, 화학물질이 섞인 '인공 혈림프'를 순환시켰다.

로봇 몸체에 자외선을 약 1분간 쬐자, 빛을 받은 부위의 화학물질이 전도성 고분자인 폴리피롤로 변하며 검은색의 빛 감지 센서가 생성됐다. 이 센서는 자외선을 감지하면 전기 저항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센서가 없었을 때는 자외선에 반응하지 않던 로봇은 센서 생성 후 빛을 감지하면 날개를 펄럭이거나 LED를 깜빡이는 등 행동을 보였다. 이는 로봇이 제작 당시에는 없던 하드웨어를 스스로 만들어 감각-반응 회로를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연구를 이끈 카드리아ן 판크라토프 연구원은 "도마뱀이 꼬리를 재생하는 것처럼 잃어버린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신체 부위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발견도 있었다. 생성된 센서는 자외선에 노출될수록 민감도가 더 높아지는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로봇이 경험한 이력을 기록하는 일종의 '물질 기억'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단일 화학 경로를 사용하고 합성이 비가역적이라는 한계가 있는 개념 증명 단계라고 밝혔다. 판크라토프 연구원은 "10년 후에는 인공 로봇 혈액과 순환계가 특정 응용 분야에서 당연한 선택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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