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탄소중립에 840조원 쏟아도 성장률 0.07%p 하락
- 한은 "에너지 공급 부문에만 840조원 필요"
- 제조업 부가가치 최대 32% 감소 전망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공급 부문에만 약 840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최대 0.07%p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김재윤·연정인 과장은 28일 'BOK 이슈노트: 탄소중립 이행경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두 가지 경로(선형감축·조기감축)를 분석한 결과, 2060년까지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0.06~0.07%p 낮아지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0.04%p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에너지 공급 부문에 필요한 누적 투자 규모는 2050년까지 약 8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연평균 34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감축 속도를 앞당기는 '조기감축' 경로에서는 2031~2035년에 투자가 집중되는 반면, '선형감축' 경로에서는 2050년경에 투자 수요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탄소가격의 급격한 상승도 동반될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말 톤당 7달러 수준인 탄소가격은 2050년에는 1400달러 내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로 격리하는 이산화탄소량도 같은 기간 1억톤 이상으로 확대되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탄소중립 정책은 국내총생산(GDP)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50년 GDP는 기준 시나리오 대비 선형감축 경로에서 10.2%, 조기감축 경로에서 8.2%까지 감소 폭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조기감축은 초기에 충격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분산되는 반면, 선형감축은 2050년경에 부담이 집중되는 특징을 보였다.
경제적 부담은 탄소배출이 많은 제조업과 발전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제조업의 부가가치가 2050년 기준 시나리오 대비 최대 32%(선형감축)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탄소집약도가 낮은 서비스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생산자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2050년 생산자물가는 기준 시나리오보다 선형감축 시 6.5%, 조기감축 시 5.1%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제조업 생산자물가는 2050년에 최대 16.8%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분석은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비용(전환 리스크)만 추정한 것으로, 기후변화 완화에 따른 편익(물리적 리스크 감소)은 고려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선행연구를 인용해 기후변화 완화 편익이 이번에 추정된 비용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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