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뇌 보이는' 투명 물고기, 전신 세포 지도 나왔다
- 성체 척추동물 최초, 60만개 세포 유전자 활동 분석
- 재생·노화·질병 연구에 새로운 지평 열릴지 주목
미국 화이트헤드 연구소 연구팀이 뇌가 들여다보이는 초소형 투명 물고기를 이용해 성체 척추동물 최초로 전신 단일세포 지도를 완성했다.
29일(현지시간) 화이트헤드 연구소는 몸길이 1cm 남짓의 물고기 '다니오넬라 세레브룸'에서 60만개 이상의 세포를 분석해 어떤 유전자가 어떤 세포에서 활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일세포 전사체 지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전사체는 특정 시점에 세포 안에 있는 모든 RNA 분자의 총합으로, 세포가 어떤 유전자를 사용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스냅샷과 같다. 연구팀은 이 지도를 통해 다니오넬라 몸 전체에 분포하는 세포 유형과 유전자 활동 패턴, 위치 등을 분자 수준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초소형 어류인 다니오넬라를 선택한 이유는 크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성체 척추동물의 크기가 커서 몸 전체의 세포 다양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기술적, 비용적 한계가 있었다. 투명하고 작은 몸을 가진 다니오넬라는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번 지도를 통해 여러 조직을 동시에 관찰하면서 기존에 알기 어려웠던 패턴도 발견됐다. 예를 들어 신경계에서는 서로 다른 신경전달물질을 사용하더라도 같은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더 유사한 유전자 활동 패턴을 보였다. 이는 포유류를 포함한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관찰된 특징이다.
또한, 성체 세포가 발생 과정에서 자신이 속했던 신체 부위를 기억하는 '분자 기억'의 단서도 확인됐다. 결합조직 세포의 일종인 섬유아세포는 성체가 된 후에도 신체 부위별로 특정한 유전자 활동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신호가 조직의 유지나 재생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 지도를 뇌 재생 연구에도 활용했다. 다니오넬라의 전뇌 일부에 부상을 입힌 뒤, 초기 상처 반응부터 신경 줄기세포 활성화,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 및 성숙에 이르는 전 과정을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피터 레디엔 화이트헤드 연구소 교수는 "모든 세포 유형의 전사체 정보를 갖게 된 것은 생명체 연구 방식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완성된 지도를 '디지피쉬(DigiFish)'라는 대화형 온라인 자료로 공개해 누구나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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