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오젬픽'으로 대표되는 GLP-1 계열 약물이 남성형 탈모와 생물학적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NYU) 랑곤 헬스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피부과학연구저널'에 GLP-1 수용체 활동성과 남성형 탈모 사이에 유전적 연관성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GLP-1 수용체 수치가 선천적으로 높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남성형 탈모가 발생할 확률이 약 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GLP-1 약물이 남성형 탈모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물학적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GLP-1 약물을 실제로 복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유전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탠퍼드 헬스케어의 저스틴 코 피부과장은 "유전적 연관성이 약물 효과와 동일한 것은 아니다"라며 "인과 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연구 대상이 대부분 유럽계 남성으로 구성돼 다른 인종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GLP-1 약물 복용 후 탈모를 호소하는 주된 원인으로 약물 자체보다는 급격한 체중 감량에 따른 '휴지기 탈모'를 꼽아왔다.
휴지기 탈모는 급격한 체중 감소나 영양 부족 등으로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낭의 성장 주기가 멈추면서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빠지는 현상이다. 이는 정수리나 헤어라인이 후퇴하는 남성형 탈모와는 달리 두피 전체에서 머리카락이 고르게 빠지는 특징이 있다.
UCLA 헬스의 캐롤린 고 피부과 교수는 "약물 복용 후 탈모는 약 자체, 체중 감소, 신진대사 변화, 영양 부족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지기 탈모는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으로, 신체가 새로운 체중에 적응하고 영양 섭취가 안정되면 6개월에서 1년 안에 모발이 다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GLP-1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탈모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특정 부위에 집중될 경우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