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 설탕 섭취를 줄이는 것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티오브호프 병원의 마르셀 반 덴 브링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9월 30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혈액암으로 입원한 환자 173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치료 중 식단과 장내 미생물 변화를 분석했다. 이들 대부분은 줄기세포 이식을 앞두고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투여받았다.
분석 결과, 항생제 투여 중 설탕 섭취량이 많았던 환자들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크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하루 설탕 섭취량이 100g 늘어날 때마다 미생물 다양성은 24%씩 줄었다.
특히 당분 섭취는 장내 유해균인 '엔테로코커스'의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균이 장내에서 우세해지면 혈류 감염, 이식편대숙주병 등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연구팀은 5년간 환자들이 섭취한 9400여 끼의 식단에 포함된 4만개 식품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등 정밀한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의 신뢰도를 높였다.
이러한 연관성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됐다. 항생제와 고설탕 식이를 함께 제공한 쥐는 장내에서 엔테로코커스균이 급격히 증식했지만, 항생제 없이 고설탕 식이만 한 쥐는 건강한 미생물 군집을 유지했다.
반 덴 브링크 박사는 "병원에서 환자에게 권장하는 영양 보충 음료나 스무디 등에도 당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며 "항생제 처방 시 식단 관리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모든 항생제 복용자에게 설탕 섭취를 피하라고 권고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식단에서 설탕을 줄이는 것은 해로울 것이 없으며 시도하기 쉬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