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이 초전도 현상이 사라진 후에도 초전도의 원인이 되는 '쿠퍼 쌍'이 특정 패턴을 유지하며 남아있는 새로운 초전도 현상을 발견했다.
일리노이 어배너-섐페인대(UIUC) 그레인저 공과대학 연구팀은 금속 물질인 이텔루륨화 우라늄(UTe₂)에서 초전도 현상이 사라진 일반 상태에서도 쿠퍼 쌍이 '쌍 밀도파'(PDW)라는 불균일한 패턴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쌍 밀도파는 약 20년 전 처음 이론적으로 예측됐으며, 다른 금속에서는 초전도 현상과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발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텔루륨화 우라늄에서 쌍 밀도파의 존재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초전도성이 사라진 후에도 이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첫 직접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 공동 책임자인 에두아르도 프라드킨 교수는 "쌍 밀도파는 초전도 현상의 '체셔 고양이의 미소'와 같다"며 "초전도 단계 자체가 사라진 뒤에도 남아있는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초전체에서는 전체 상전이가 일어날 때 쿠퍼 쌍이 형성되지만, 이 시스템에서는 전이점 이상에서 관찰돼 이전에 다른 상태에서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초전도 현상은 금속이 임계 온도 이하로 냉각될 때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이다. 이는 전자가 '쿠퍼 쌍'이라는 짝을 이뤄 저항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1986년 발견된 '비전통적 초전체'는 기존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아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은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 실험을 통해 이텔루륨화 우라늄에서 '전하 밀도파'(CDW)를 관찰하던 중 자기장에 의해 이 파동이 파괴되는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시스템에 쌍 밀도파가 함께 존재할 경우에만 설명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용융 선속법으로 성장시킨 고품질의 이텔루륨화 우라늄 시료를 사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비디아 마드하반 교수는 "더 나은 시료 덕분에 쌍 밀도파가 보여야 할 온도와 자기장에 정확히 반응하는 스펙트럼 신호를 관찰할 수 있었다"며 "초전도성이 사라지는 온도 이상에서도 이 모드가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줄리안 메이-만은 "쌍 밀도파에 기반한 설명은 실험 데이터를 만족스럽고 일관되게 설명한다"고 밝혔다. 프라드킨 교수는 "실험 결과가 물질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매우 강력한 힌트를 준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