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항암화학요법이 암 백신의 효과를 증폭시키는 '보강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루드비히 암 연구소 옥스퍼드 지부 연구팀은 일부 항암제가 암 백신의 효능을 높이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캔서 셀'(Cancer Cell)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카보탁솔) 등은 암세포뿐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과 암에 맞서는 CD8+ T세포 등 빠르게 증식하는 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이들 항암제는 역설적으로 치료용 T세포 반응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제는 유전자 발현 조절 인자인 TCF1을 발현하는 CD8+ T세포군을 확장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TCF1은 CD8+ T세포를 젊게 만들어 수명과 기능을 연장하고, 마주친 항원에 대한 면역 기억 형성 능력을 향상시킨다.

연구팀은 항암제의 이러한 백신 보강 효과는 백신과 같은 날 투여했을 때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며칠 간격을 두고 투여하면 효과가 사라졌다.

또한 이 요법에 T세포의 고갈을 막는 면역관문억제제(ICB)를 추가하면 치료 효과가 더욱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상 연구에서 항암화학요법, 암 백신, 면역관문억제제 3중 병용은 종양 제어를 강화하고 생존 기간을 크게 연장했다.

연구팀은 카보탁솔로 치료받은 암 환자에게서도 TCF1을 발현하는 CD8+ T세포의 확장을 확인해 임상적 연관성을 뒷받침했다.

베누아 반 덴 아인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백신 임상시험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며 "투여 시점 조절만으로 잠재적인 보강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