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를 잡은 상태에서 놓지 않고 회전시키거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부드러운 로봇 손이 개발됐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카를로스 3세 대학교(UC3M)와 나바라 공립 대학교(UPNA) 공동 연구팀은 물체를 집고 유지하는 것을 넘어, 잡은 상태 그대로 조작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 그리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인스피레이션 & 바이오미메틱스'에 게재됐다.

이 그리퍼는 3개의 부드러운 손가락을 가졌으며, 각 손가락은 구부러질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회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움직임을 조정해 손가락 사이에서 물체를 놓지 않고 굴리거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항아리를 집어 든 뒤 내려놓지 않고 라벨을 읽기 위해 손안에서 돌리거나 전구를 돌려 빼는 동작과 유사하다"라며 "대부분의 소프트 그리퍼는 물체를 잡을 줄만 알지만, 우리 그리퍼는 물체를 놓지 않고 재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의 단단한 산업용 로봇은 정밀하지만, 미리 입력된 정보와 다른 물체를 다룰 때 물건을 부수거나 주변 사람을 다치게 할 위험이 있었다. 반면 소프트 로봇은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져 접촉하는 대상에 자동으로 적응하므로 깨지기 쉬운 물건을 다루거나 사람 근처에서 작업하기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물병, 고무 오리, 드라이버, 인공 장미 등 다양한 물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그리퍼가 매우 안정적인 파지력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리퍼의 손가락은 개별적으로 조립 및 분해가 가능한 모듈식으로 설계돼, 일부가 고장 나도 전체를 교체할 필요 없이 해당 부품만 교체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부품 조립 전 방향을 맞추거나 식품 가공, 물류, 실험실 환경에서 깨지기 쉬운 품목을 다루는 작업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로봇이 인간과 함께 안전하게 작업해야 하는 협동 로봇 및 보조 로봇 분야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