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의 원인인 '타우(tau)' 단백질이 뇌 속에서 프리온처럼 스스로 구조를 복제하며 퍼져나가는 현상이 동물 실험으로 확인됐다.
일본 도쿄도의학연구소와 영국 MRC 분자생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AD)과 피질기저핵변성(CBD) 환자의 뇌에서 추출한 타우 단백질이 실험쥐의 뇌에서 자신과 동일한 구조의 필라멘트를 만들어내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또는 피질기저핵변성 환자의 뇌에서 추출한 타우 필라멘트를 정상 쥐의 뇌에 주입했다. 주입된 인간 유래 타우 단백질은 일주일 안에 분해돼 사라졌지만, 1~3개월 후부터 쥐의 고유 타우 단백질 축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입 6~9개월 후에는 각 질병의 특징적인 타우 병변이 쥐의 뇌에서 관찰됐다. 새롭게 형성된 타우 병변은 인간 타우 특이 항체에는 반응하지 않고, 쥐의 타우 특이 항체에만 반응했다. 이는 축적된 타우가 주입된 것이 아닌 쥐의 체내에서 생성된 것임을 의미한다.
특히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으로 분석한 결과, 쥐의 뇌에서 새로 형성된 타우 필라멘트는 주입에 사용된 환자 뇌의 타우 필라멘트와 완전히 동일한 접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알츠하이머병 유래 타우를 주입한 쥐는 주로 신경세포에서 병변이 나타났다. 반면 피질기저핵변성 유래 타우를 주입한 쥐는 신경세포뿐만 아니라 교세포에서도 병변이 관찰돼 실제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을 재현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타우 단백질이 프리온처럼 특정 구조를 '씨앗'으로 삼아 뇌 전체로 퍼져나간다는 가설을 명확히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타우 필라멘트의 접힘 구조가 질병 특이적 병리를 결정한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이번 연구는 타우 단백질의 구조 차이가 어떻게 질병을 유발하는지 분자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에 활용된 동물 모델은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타우병증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