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회보장연금(소셜 시큐리티)의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 방안이 초당적 공감대를 얻으며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사회보장위원회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연금 재원은 6년 뒤인 2032년 4분기에 고갈될 수 있다. 이때부터는 예정된 연금액의 78%만 지급이 가능하다.
이러한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고소득자의 연금 보험료 부과 소득 상한선을 높이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정치권에서 힘을 얻고 있다. 현재 미국 근로자는 2026년 기준 연 소득 18만4500달러(약 2억5000만원)까지만 사회보장세를 납부한다.
과거 민주당이 주로 주장했던 이 방안에 최근 공화당 의원들도 동조하고 나섰다. 버니 모레노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6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함께 소득 상한 폐지를 '상식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공동 기고문을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톰 콜, 로이드 스머커 등 다른 공화당 하원의원들도 연금 재원 확보를 위해 보험료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루스벨트 연구소는 소득 상한을 완전히 폐지할 경우, 향후 75년간의 연금 재정 부족분의 67%를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연금 수급액도 함께 인상한다면 부족분의 48%를 메울 수 있다.
2024년 미국 성인 22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소득 40만달러 이상에 대한 소득 상한 폐지가 가장 선호되는 해결책으로 꼽혔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독립 조세정책 비영리단체인 조세재단은 소득 상한 폐지가 해당 소득에 12.4%포인트의 세율 인상과 같으며, 1982년 이후 최대 규모의 증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 맥브라이드 조세재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소득자들이 근로 시간을 줄이거나 과세 대상 임금 신고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세재단은 소득 상한을 일부만 올려도 약 9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이 0.7%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앤드루 빅스 선임연구원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사회보장연금을 위해 고소득자 증세를 단행하면, 40조달러(약 5경4000조원)를 넘어선 국가 부채나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재원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