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추적기가 표시하는 '수면 점수'가 실제 수면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특히 불면증 환자에게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2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가 측정한 수면 데이터는 사용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면 만족도의 차이를 2.5~16%밖에 설명하지 못했다. 나머지 84~98%의 만족도 차이는 기기 측정값으로는 알 수 없는 셈이다.

연구진이 수면다원검사(PSG)와 핏빗(Fitbit)의 측정 결과를 비교한 결과, 건강한 사람의 경우 82.4%의 일치율을 보였지만 불면증 환자 그룹에서는 39.4%로 급감했다. 고령층이나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면 추적기가 사용자가 잠들기 위해 뒤척이는 시간이나 중간에 깨어있는 시간을 '수면 시간'으로 잘못 인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연구에서는 기기가 실제 수면 시간을 30분, 수면 효율을 8%가량 과대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기 측정값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면 추적기가 '정상 수면'이라고 알려주면, 불면증 환자가 문제를 인지하고 병원을 찾는 것을 단념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면 추적기를 버릴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총 수면 시간이나 수면 규칙성을 파악하는 데는 여전히 유용하기 때문이다. 기기 데이터에만 의존하기보다, 다음 날 느끼는 피로도나 수면 중 각성 여부 등을 기록하는 '수면 일기'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